하얀 일반 A4 복사용지를 오래 보다 보면 눈이 쉽게 피곤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형광증백제가 적거나 없다고 알려진 사탕수수 복사용지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광고 문구만 보면 거의 완벽한 대안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써보면 생각했던 것과 좀 다른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직접 써본 사탕수수 A4 복사용지 3종을 비교해봤습니다. 비교 대상은 Ledesma NAT, CALIMA Sugarcane Copy Paper, EARTH PACT Natural Copy Paper입니다. 그리고 참고용으로 일반 화이트 A4용지도 형광증백제 측정기로 같이 확인해봤습니다.
먼저 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탕수수 복사용지가 모두 완전한 무형광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애매했습니다. 광고를 보면 거의 0에 가까울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제품마다 편차가 있었고 완전히 0이 안 찍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만 일반 화이트 A4용지와 비교하면 확실히 훨씬 낮은 쪽이었고 눈으로 봐도 종이 색이 자연스럽고 덜 자극적인 편이었습니다.
사탕수수 복사용지가 왜 주목받는지
이 세 제품의 공통점은 목재 펄프 대신 사탕수수 부산물인 바가스 섬유를 활용한 종이라는 점입니다. 제품 설명 기준으로 Ledesma NAT는 100% 사탕수수 섬유와 0% 표백 화학물질을 내세우고 있고 CALIMA Natural Paper도 100% 사탕수수 기반의 크림색 복사용지이며 표백·미백·염색 화학물질을 쓰지 않는다고 안내합니다. EARTH PACT Natural 역시 100% 사탕수수 기반의 비표백 종이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즉 세 제품 모두 “하얀 종이”보다는 “자연색 종이”에 더 가까운 방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직접 비교해본 느낌: 일반 A4와는 확실히 다르다
제가 먼저 확인한 것은 일반 화이트 A4 복사용지였습니다. 형광증백제 측정기로 보면 일반 화이트 용지는 수치가 꽤 높게 나왔습니다. 사실 하얀 복사용지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이기도 합니다. 반면 사탕수수 복사용지는 전반적으로 수치가 훨씬 낮았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사탕수수 종이 = 무조건 0”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광고를 보고 기대했던 것과 실제 체감은 조금 달랐습니다.

이 부분은 꼭 구분해서 보는 게 좋습니다. 제 측정은 어디까지나 간이 형광증백제 측정기 기준의 개인 비교입니다. 공식 시험성적서처럼 절대값을 단정하는 자료는 아니지만 적어도 같은 환경에서 일반 화이트 A4와 나란히 비교해보면 사탕수수 종이가 상대적으로 훨씬 낮게 나온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Ledesma NAT: 기대보다 수치가 조금 높은 편
Ledesma NAT는 포장부터 아주 강하게 친환경 이미지를 줍니다. 100% sugar cane, 0% tree fiber, 0% bleaching chemicals 같은 문구가 눈에 잘 들어오고 75gsm의 내추럴 컬러 종이라는 점도 분명합니다. 판매처 설명에서도 100% 사탕수수 섬유, 무표백, 내추럴 오프화이트 컬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형광증백제 측정기로 봤을 때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높게 나왔습니다. 일반 화이트 A4보다는 훨씬 낫지만 이건 완전 무형광에 가깝다고 안심하고 쓸 정도의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종이 자체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고 감성적인 편이지만 이번 비교에서는 세 제품 중 가장 아쉬운 쪽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광고 문구가 강한 만큼 기대치가 높아져서 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CALIMA Sugarcane Copy Paper: 무난한 편이지만 생산라인에 따른 차이는 있을 수 있다
CALIMA의 Natural Paper는 72gsm 크림색 다목적 복사용지로 소개되고 있고, 100% 사탕수수 기반, 무표백, 무미백, 무염색 화학물질을 내세웁니다. 유럽에서 처음 나온 100% 사탕수수 크림색 복사용지라고 설명하는 판매 페이지도 있습니다.
제가 써본 느낌으로는 CALIMA는 Earth Pact와 꽤 비슷한 쪽이었습니다. 아주 높은 수치가 나온 것도 아니고 일반 화이트 A4와 비교하면 확실히 안심되는 편이었습니다. 특히 예전에 받아본 일부 제품은 측정기에서 0이 찍힌 적도 있어서 생산라인이나 배치에 따라 편차가 있을 가능성도 생각하게 됐습니다. 즉 무조건 완벽한 0을 기대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는 제품으로 보는 게 더 현실적입니다.
EARTH PACT: 가장 무난하고 종이 질감도 좋았던 편
EARTH PACT Natural은 100% 사탕수수 기반의 비표백 종이로, 크림 또는 라이트 베이지 컬러, 무표백 공정, 물과 에너지 절감, 낮은 CO2 배출 등을 강조합니다. 기술자료 쪽에서는 재활용 측면과 환경성도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직접 써본 결과로는 Earth Pact가 가장 무난했습니다. 측정기로 봤을 때도 0.01이나 0.02 정도로 아주 낮게 찍힌 편이었고 완전 0은 아니더라도 일반 화이트 A4보다 훨씬 편안한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종이 질감이 세 제품 중 가장 좋다고 느꼈습니다. 표면이 너무 거칠지도 않고 그렇다고 싸구려 크림지처럼 흐물거리는 느낌도 덜했습니다. 인쇄나 필기 모두 무난하게 쓸 수 있는 쪽이라면 저는 Earth Pact를 가장 먼저 고를 것 같습니다.
색감과 가독성은 어떤가
사탕수수 복사용지는 세 제품 모두 일반 백색 복사용지처럼 환하게 하얗지는 않습니다. 크림색 또는 연한 베이지 톤에 가깝기 때문에 처음에는 약간 낯설 수 있습니다. 대신 눈에 들어오는 느낌이 덜 날카롭고 오래 볼 때 부담이 적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쪽에 가까웠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하얀 A4에 비하면 가독성이 아주 약간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아주 작은 글씨를 빽빽하게 보는 문서에서는 백색지보다 덜 또렷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차이가 치명적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문서가 조금 더 빈티지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줘서 인쇄물 분위기 자체는 더 좋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결론: 굳이 고르자면 Earth Pact, 그다음은 CALIMA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일반 화이트 A4용지는 형광증백제 측정기 기준으로 확실히 높게 나왔고 사탕수수 A4용지는 전반적으로 그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다만 “사탕수수 종이니까 무조건 0”이라고 생각하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완전 0이 나오는 제품을 계속 안정적으로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세 제품 중에서는 Earth Pact가 가장 무난했고, 형광증백제 수치도 낮은 편이며 종이 질감도 가장 괜찮았습니다. CALIMA는 Earth Pact와 비슷하게 무난한 편이었고, 일부 생산라인의 제품에서는 0이 나온 경험도 있어서 충분히 고려할 만했습니다. 반면 Ledesma NAT는 기대보다 수치가 조금 높게 나온 편이라 개인적으로는 세 제품 중 우선순위가 가장 낮았습니다.
결국 완전한 0을 찾는 데 집착하기보다 일반 화이트 A4보다 덜 자극적이고 무표백에 가까운 자연색 종이를 찾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편이 더 현실적입니다. 그런 기준으로 보면 Earth Pact와 CALIMA 정도는 충분히 무난했고 특히 Earth Pact는 퀄리티까지 포함해서 가장 균형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