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직 프로에서 EQ 하나로 시작하는 믹스 기초 정리

로직 프로를 처음 열었을 때 저는 플러그인 종류부터 너무 많아서 무엇을 건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리버브도 많고 컴프레서도 많고 멀티밴드도 있지만 막상 곡을 틀어 보면 소리가 탁하고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결국 프리셋만 바꾸고 다시 원래대로 돌려 놓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복잡한 플러그인보다 EQ 하나부터 제대로 쓰자라는 생각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지금은 믹스가 어렵게 느껴질 때일수록 다시 EQ로 돌아갑니다.
이 글에서는 로직 프로의 채널 EQ를 기준으로 최소한 이것만 알아도 기본적인 믹스는 가능하다고 느낀 부분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완벽한 정답이라기보다 제가 실제로 사용하면서 정리한 기준입니다.


1. 믹스는 결국 볼륨과 EQ의 조합입니다

믹스를 배우다 보면 플러그인을 많이 써야 잘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생각보다 단순하게 접근하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볼륨 밸런스주파수 정리입니다. 볼륨이 정리되지 않으면 어떤 플러그인을 얹어도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주파수가 겹치는 부분을 EQ로 정리하지 않으면 특정 악기가 묻히거나 전체가 탁하게 들립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열면 먼저 각 트랙의 볼륨을 적당히 맞추고 그 다음에 EQ만으로 어느 정도까지 정리해 보는 편입니다.
이 단계에서 곡이 크게 어색하지 않으면 이미 절반 이상은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2. 로직 프로 채널 EQ 기본 구조 이해하기

로직에서 트랙을 하나 선택하고 채널 스트립의 EQ 영역을 클릭하면 Channel EQ 창이 열립니다.
여기에는 주로 네 가지 종류의 필터가 있습니다.

이큐
이큐 기본 설정
  • 하이패스 필터 왼쪽 끝에서 아래쪽으로 깎이는 필터입니다. 불필요한 저역을 잘라낼 때 사용합니다.
  • 로우 셰이프 필터 저역 부분을 부드럽게 올리거나 내릴 때 사용합니다.
  • 피크 필터 가운데 여러 개 있습니다. 특정 대역을 좁게 또는 넓게 올리거나 깎을 수 있습니다.
  • 하이 셰이프 또는 하이컷 필터 고역을 정리할 때 사용합니다.

아래쪽에는 스펙트럼 분석기가 있습니다.
재생을 누르면 각 주파수 대역에서 어느 정도 에너지가 나오는지 대략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눈으로만 믿으면 안 되지만 귀로 들으면서 참고용으로 보면 도움이 됩니다.


3. EQ를 건드리기 전에 게인 스테이징부터 정리하기

EQ를 사용하기 전에 먼저 각 트랙의 레벨을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별 트랙이 너무 큰 상태에서 EQ로 부스트만 계속 하면 마스터에서 쉽게 클리핑이 발생합니다.
저는 보통 개별 트랙 피크가 -6dB에서 -12dB 사이에 들어오도록 맞추고 시작합니다.
마스터 출력은 대략 -6dB 근처에서 놀도록 맞추고 그 상태에서 EQ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해 두면 EQ에서 약간 부스트를 하더라도 여유가 있어서 불필요한 찌그러짐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게인 스테이징이 정리되어 있으면 EQ를 조금만 움직여도 변화를 더 정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4. 하이패스로 불필요한 저역 정리하기

EQ에서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작업은 하이패스 필터로 필요 없는 저역을 잘라내는 것입니다.
베이스와 킥처럼 저역이 중요한 악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트랙에 어느 정도 하이패스를 걸어도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보컬 트랙에서는 80Hz나 100Hz 근처부터 천천히 올려 보면서 소리가 얇아지기 직전까지만 걸어 줍니다.
피아노나 패드 같은 악기도 저역을 너무 넓게 남겨두면 킥과 베이스와 부딪힙니다.
이럴 때 하이패스를 사용해서 필요 없는 부분을 정리하면 전체가 훨씬 깨끗하게 들립니다.

하이패스를 너무 과하게 걸면 악기가 빈약하게 들리기 때문에 귀로 계속 확인하면서 임계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숫자가 아니라 겹치는 저역을 정리해서 전체 공간을 비워 주는 느낌입니다.


5. 기본적인 주파수 대역의 느낌 정리

EQ를 이해할 때 대략적인 주파수 대역의 성격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정확한 값은 아니지만 저는 대략 이렇게 생각합니다.

  • 20Hz에서 60Hz 아주 낮은 서브 저역입니다. 대부분 스피커에서 잘 들리지 않고 느낌만 전달하는 영역입니다.
  • 80Hz에서 120Hz 킥과 베이스의 기본적인 무게감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 200Hz에서 400Hz 소리가 답답하고 탁하게 느껴지는 영역입니다. 여러 악기가 겹치면 쉽게 혼탁해집니다.
  • 500Hz에서 1kHz 박스 안에 들어 있는 것처럼 막힌 느낌이 날 수 있는 구간입니다.
  • 2kHz에서 5kHz 존재감과 명료함을 느끼는 구간입니다. 너무 많으면 거칠고 피곤하게 들립니다.
  • 8kHz 이상 공기감과 밝기를 느끼는 영역입니다. 보컬과 심벌의 반짝거리는 느낌이 여기서 납니다.

곡을 들으면서 특정 부분이 무겁게 느껴지면 200Hz에서 400Hz 근처를 가볍게 깎아 보고 소리가 너무 따갑게 들리면 3kHz 근처를 조금 줄여 보는 식으로 접근합니다.


6. 빼는 EQ를 먼저 하고 더하는 EQ는 조심스럽게 사용하기

처음에는 소리를 살리려고 부스트를 많이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경험상 먼저 빼고 나중에 더하는 방식이 훨씬 안전합니다. 불필요한 저역과 탁한 대역을 조금씩 줄이면 전체가 자연스럽게 또렷해집니다. 이 상태에서 부족한 부분을 살짝 올려 주는 정도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채널 EQ에서 특정 대역을 줄일 때는 Q 값을 너무 좁게 만들기보다는 적당한 폭으로 잡고 1dB에서 3dB 사이를 먼저 시도합니다.
너무 좁게 깊게 파기 시작하면 금방 소리가 인공적으로 들립니다.
반대로 강조가 필요한 부분도 3dB에서 4dB 이상을 크게 올리기보다는 여러 트랙을 조금씩 조정하는 쪽이 음악적으로 들립니다.


7. 악기별로 자주 쓰는 EQ 예시

악기마다 세부적인 세팅은 곡마다 다르지만 자주 사용하는 패턴 몇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숫자는 예시일 뿐이라 실제로는 귀를 기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컬

  • 하이패스 필터로 80Hz에서 100Hz 근처를 정리합니다. 저역의 럼블과 마이크 노이즈를 줄입니다.
  • 200Hz에서 300Hz 사이가 너무 부풀어 있으면 2dB 정도 살짝 줄입니다.
  • 3kHz 근처에서 명료함이 부족하면 2dB 정도 부드럽게 올려 봅니다.
  • 8kHz 이상에서 공기감을 살리고 싶을 때는 하이 셰이프를 약하게 올립니다.

  • 40Hz에서 60Hz 근처에서 킥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습니다. 그 주파수를 약간 올리거나 유지합니다.
  • 200Hz 근처에 탁한 부분이 있으면 살짝 깎아 줍니다.
  • 어택을 더 주고 싶다면 3kHz 근처를 조금 올려 볼 수 있습니다.

패드와 피아노

  • 하이패스로 저역을 넉넉하게 정리해서 킥과 베이스와 겹치지 않게 합니다.
  • 중역대가 너무 두껍게 들리면 300Hz에서 500Hz 구간을 부드럽게 줄입니다.
  • 너무 밝게 튀면 5kHz 이상을 조금 줄여서 다른 악기와 어울리게 만듭니다.

이 예시들은 시작점일 뿐이고 실제로는 항상 곡을 들으면서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8. 로직에서 믹스할 때 자주 하는 실수 정리

저는 초기에 믹스가 망가지는 이유가 EQ를 모르는 것보다 많이 건드리는 것때문이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대표적인 실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마스터에 EQ를 과하게 걸어서 곡 전체 톤을 억지로 맞추려고 하는 경우
  • 각 트랙을 솔로로만 듣고 EQ를 잡아서 전체에서 어색하게 되는 경우
  • 필요 이상으로 많은 컷과 부스트를 만들어서 주파수 응답이 들쭉날쭉해지는 경우

이런 실수를 줄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EQ를 움직일 때마다 바이패스를 눌러서 전과 후를 비교합니다. 그리고 솔로 뿐 아니라 항상 전체 곡 안에서 들어 봅니다. EQ가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다르게 만들고 있는지만 확인해도 결과가 많이 달라집니다.


9. 정리와 체크리스트

로직 프로에서 믹스를 시작할 때 복잡한 플러그인보다 채널 EQ 하나를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었습니다.
버퍼와 레벨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저역을 정리하고 탁한 중역을 조금 빼 주고 필요한 부분만 살짝 올리는 정도만 해도 곡이 훨씬 정돈되어 들립니다.

  • 먼저 각 트랙 레벨과 마스터 레벨을 적당한 선으로 맞춥니다.
  • 베이스와 킥을 제외한 트랙에는 하이패스로 저역을 정리합니다.
  • 200Hz에서 400Hz 구간이 너무 많지 않은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조금 깎습니다.
  • 명료함과 공기감이 부족할 때만 고역을 살짝 올립니다.
  • EQ를 움직일 때마다 전과 후를 비교하면서 정말 필요한 조정인지 확인합니다.

이 정도만 꾸준히 연습해도 로직에서 믹스할 때 막막한 느낌은 많이 줄어듭니다.
여러 플러그인을 동시에 공부하기보다 EQ 하나를 반복해서 써 보면서 귀를 익히는 편이 훨씬 빠르게 믹싱 실력이 향상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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